사회적 거리두기가 4월 19일 끝날 줄 알았는데 확진환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5월 초 연휴 때문에 다시 거리를 둬야 한다는 뉴스를 보면서 그건 당연하고 코가 나쁜 코로나 때문이라는 걸 알기에 나는 옷을 하나하나 입는다.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으로 갈까? 아니면 강남 갈까? 마음 대신 강남으로 가자는 뜻에서 나는 강남교보문고로 결정하고 지하철은 반짝반짝 빛나는 한강을 보여주며 이렇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오랜만에 빨리 달리는 지하철이 밉기만 하다.
코레아 판타지아 148개의 기둥은 음악적 선율에 의해 움직이는 이퀄라이저와 같은 높고 낮은 변화이며 수평적 형태는 이상을 향한 전진을 의미한다.
색채는 흰색 빨강. 파란색을 주조색으로 하고 70가지 색상의 유리는 l.ll로 상하 색채가 또 하나의 대칭을 만들어 낸다.
남성적이고 장중한 모습의 건물 앞에 화려한 꽃을 연상시키는 콜레아 판타지아 작품은 인공적인 꽃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작가의 유근상 작품을 재삼 관찰해 본다.
“꽃이 진 자리에 잎이 피었다.
너에게 쓰고 나뭇잎 사이로 새가 멈춘 너에게 쓰는
교보문고는 사계절 건물 게시판에 멋진 시들을 소개했고, 올해 2020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힘들고 고통받는 우리를 위해 시인 정양희의 너에게 쓰다(사진)가 선정돼 광화문 교보문고 게시판에 선정됐으며 강남교보문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랜만에 문을 열고 들어서니 사람은 몇 명뿐이고, 역시 코로나 때문에 여기에도 사람은 잘 보이지 않아 두리번거리며 잠시 서 있으려니 많은 책들이 기쁘다고, 그리고 기다렸다고 외치며 달려오는 것 같아 가슴으로 안아본다.
강남교보문고는 진열장을 봄을 맞아 여기저기 화사하고 예쁘게 꾸며 놓았고, 볼 것이 많아 책은 사치스럽게 예쁠 뿐, 나만 봄을 좋아하는 것이 아닌 책들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기저기서 볼 수 있고 의자가 있는 곳에는 모두 앉아 책장을 넘기는 모습에 책도 좋아하는데 나도 기분이 좋아져 입꼬리가 그려지고 앞으로 코너마다 준비해 둔 책들을 체크한다.
봄바람이 부는 계절에 문학에서 만나요. 코너에는 다양한 인형들이 웃으며 맞아주고, 그 자리에 서서 함께 있기도 하고, 함께 웃어주기도 하니 책도 기분 좋으니 조용히 하라고 조언한다.
청바지를 기분 좋게 입고, 얼른 생각해 지하철을 타고 강남 교보문고에 가는 동안 얼마 만인가. 오랜만에 외출하니 청바지도 반갑고 봄바람이 불어 한강도 맘대로 웃으니 구름도 덩실덩실 춤추는 듯하다.
잊혀져가는 책냄새가 좋아서 책만 바라봐도 본가에 온 것 같아 그저 웃는 내 모습에 이렇게도 좋은데 그동안 어떻게 참았는지 잘 참아주고 건강을 지켜주고 책도 고맙다고 말하는 것 같아 모두 너희들 덕분이라면서 천천히 책 곁에서 가까이서 이야기를 나눈 시간은 행복하기 짝이 없다.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 465 교보타워 지하1층~지하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