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준비해 놓지 않으면 엄마는 뭐 해?” 이제 그는 없어 내가 그를 죽였으니까. 경찰은 오두막에서 유괴범에 대한 시체를 발견했다고 하지만 아직 그가 정말 죽었을 거라고는 확신하지 못했다.
심리치료사를 만났을 때도 내가 왜 유괴범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는지를 물은 적이 있었다.
오히려 실감이 안 나는 게 당연하죠. 납치범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애들 중에서…
*독일 [슈피겔]지 집계 베스트셀러 1위*쾰른 크라임 어워드 2019 수상
*사랑하는 아이에게 열쇠 구멍으로 바깥 세상을 바라보며 살 수 있도록은!
뭔가 오래된 느낌의 방문은 금이 가고 곰팡이가 끈적끈적… 벽은 무너져 내리는데 수리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표지가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말해 주는 듯하다.
줄거리:지금으로부터 14년 전, 어느 새벽 갑자기 실종된 대학생 딸 레나를 아직도 찾고 있는 노부부. 딸과 비슷한 사람이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들은 레나의 아버지 마티아스는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딸이 아니라 실망한 노부부 앞에 나타난 어린 소녀에게서 레나의 어릴 적 얼굴을 발견하고 경악하게 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아주 오랜만에 몰입도 높은 장편소설 한 권을 읽은 것 같았다보통 소설이 중반부 이후에나 긴박감이 높아지는데 이 책은 도입부부터 의혹과 호기심, 그리고 호기심 백배로 정말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다.
덕분에 엄청 빨리 읽어버렸어
로미하우스만.독일 작가들의 작품은 흔치 않지만 덕분에 우수한 작가 한 명을 알 수 있었다.
번역자는 송경은 씨. 굉장히 매끄러운 번역으로 번역서가 아니라 그냥 한국어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다.
잘 읽었어요~~^^
“이 세상이 망가지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 – 아서 케슬러.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책은 아니지만 사실 결말을 알고 조금 찡한 적은 있었다.
책은 전체적으로 각 인물의 시선에서 본 장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형식의 책이어서 실종자 “레나”와 또 다른 피해자 “야스민”의 이야기가 처음에는 좀 혼란스럽기도 했고 마지막에 내용이 정리된 뒤에는 “아…”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류의 책은 꼭 처음부터 다시 읽어봐야해!
뮌헨에서 23세 여대생 실종!
책의 시작은 랄스 로그너 편집장이 쓴 신문 기사에서 시작된다.
이 기사 한 장이 나중에 얼마나 큰 의미를 갖게 될지 처음에는 몰랐지.흐흐흐…
“레나, 레나는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몰라.” 카린은 눈을 감고 뒤로 물러나 벽에 막히자 그 자리에 주저앉아 손으로 얼굴을 감싸안고 울었다.
카린의 울음은 격정적이지 않고 조용했다.
우리 부부는 48~25일 기다린 후 레나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들었다.
울부짖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카린의 울음소리는 슬프고 힘없는 딸꾹질에 가까웠다.
자식을 잃었다 –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모른 채 – 부모의 마음을 과연 나는 헤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최근에도 한강에서 실종된 대학생들이라든가, 오늘 아침 속보로 사망 소식을 전해온 서현고 3학년생들의 얘기를 들으면 그저 안타깝고 허탈할 뿐인데, 그게 이렇게 14년이 계속된다면 정말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글 전반에 걸쳐 레나의 아버지가 보여주는 좀 과장되고 고구마다운 행동도 모두 이런 오랜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교통사고 피해자 재스민과 함께 레닌과 똑같이 생긴 13살 한나.닮았다는 이유로 특히 레나의 아버지가 이한나를 진심으로 아끼고 있었지만, 이 아이도 뭔가 큰 의미를 가진 존재.(소설은 너무 많은 것을 먼저 말해 버리면,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이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블로그에 많은 것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아쉽다.
흐흐흐)
내가 아무리 레나라고 주장해도 경찰이 믿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나는 그동안 오두막에서 있었던 일들을 야스민 그라스가 아니라 레나에게 일어난 일로 치부하고 싶었다.
야스민글라스는 이 세상 어딘가에서 비오는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믿고 싶었다.
납치범의 끊임없는 가스라이팅 덕분인지 피해자 야스민의 정신상태는 이미 나빠져 자신과 레나를 동일시하거나 이런 대목이 초반에는 읽히면서 엄청난 혼란이. 스스로 지옥 속에 살고 있는 그녀.
앞으로 말이 잘 통할 수는 없다.
나도 네가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 당신이 규칙을 따르고 나를 믿는다는 확신을 갖게 해야 한다.
신뢰가 쌓이지 않을 경우 힘든 동거 생활이 될 수밖에 없다며 그는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그래, 이제 거의 완벽해. “
오~ 이 미친 남자!
목소리가 절로 나왔던 장면 이게 가능한 상황인가 싶은데 사실 요즘 뉴스를 보면 꼭 이런 이야기가 소설만 있는 것 같지는 않아.( ´ ; ω ; ` )
야스민의 의식 속에는 분명히 납치범을 죽였다고 입력되어 있지만 교통사고를 당해 며칠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몇 달 동안의 감금생활과 구타로 제정신이 아니었다거나, 그것으로 그녀가 왔다갔다하는 멘탈 속에서 과연 사실이 무엇인지 추측하는 재미도 충분했던 책이었다.
(물론 내 추측은 이번에도 틀렸다…)
나는 속이 텅 빈 것 같았다.
그 오두막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어 다른 일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
그 끔찍한 고통의 기억은 머릿속에서 타오르는 불꽃이 되기도 하고 바이스처럼 관자놀이를 조이기도 했다.
심리치료사는 악몽을 떨치고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반이 되면 마치 나도 야스민처럼 온몸이 아픈 느낌이랄까.
“레나야, 네가 아무리 소리쳐도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어. 레나야. 사람들은 이미 너를 잊었어. 너와 함께는 나밖에 없어. 항상 영원히.”
멘탈이 완전 부서진 느낌의 자스민. 이 부분을 읽으면서 굉장히 슬펐다.
한나와 야스민이 어떻게 친해졌는지를 표현하는 부분이라기보다 야스민이 어떻게 정신적으로 레나와 동일시되도록 인식하기 시작했는지를 아는 부분이었다.
이 부분에서 아마 본인을 부정하고 이 지옥 같은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 파트가 아닐까.
그래도 책의 결말이 나름의 해피엔딩이어서 읽고 나니 기분이 상쾌했다.
열린 결말도 아닌 그냥 깨끗한 결말.
닭죽한나가 뭐지?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이정도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말인것 같았다.
‘사랑의 아이’는 로미하우스만의 데뷔 소설입니다 첫 소설이 나올 때까지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찾은 횟수는 무려 25회로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렇게 완성된 원고가 바로 이 사랑하는 아이.동시에 10개 출판사에서 출판을 제의했다는데 왜 그런지 책을 읽어보면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재미있었다.
그리고 기욤 뮤소의 베스트셀러 컬렉션!
인생은 소설이다*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아가씨와 밤
이 책들도 잘 기억해둬야겠어!
아, 전 세계 23개국에서 출판된 책 크으…
실종사건에 관한 엇갈린 시선, 등장인물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통찰력과 매력적인 묘사가 책을 놓을 수 없다는 이 표현이 딱 맞아떨어졌다.
잘 읽었습니다.
이 책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