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만화영화 북한의 웰메이드 만화영화 <소년장수>를

이지순(통일연구원) 북한에도 소통령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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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포스터 (사진 : EBS 홈페이지)

한국에서는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대상을 소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초통령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뿐 아니라 연예인과 유튜브가 될 수도 있다.

소통령보다 먼저 등장한 것은 소통령이다.

뽀통령은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에 대한 아이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애정을 보여준다.

이 애니메이션은 남북 합작으로 제작됐지만 정작 북한에서는 방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에도 소통령 소통령처럼 모두에게 사랑받는 인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가 엄연히 존재한다.

‘소년장수’ 만화와 그 만화의 주인공 ‘쉐메’이다.

방송회의 연장은 대중적 흥행의 바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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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만화영화 ‘소년장수’ DVD 표지 (사진 예일대학교 홈페이지)

《소년장수》는 어린이, 청소년, 어른을 사로잡은 웰메이드 만화영화이다.

1980년 제작되기 시작한 소년장수는 10부작 정도의 중편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소년 장수의 매력에 푹 빠진 시청자들은 편수를 늘려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맞춰 장편으로 편성돼 1997년 50부작으로 끝났다.

2014년부터 다시 제작되어 2019년 총 100편이 완결되었다.

인기 비결은 풍부한 서사와 캐릭터의 매력 고구려 소년 셰메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열다섯 살의 어린 나이에 전쟁에 나가 싸운다.

주인공 셰메와 그를 돕는 주변 인물들은 용감하고 영리하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효성을 지녔다.

소년장군은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외적과 싸워 승리한다는 골격의 콘텐츠이다.

이념적으로는 조선민족 제일주의와 애국주의를 갖고 있지만 서사시 속에 녹아 있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참조하여 그린 작화는 고구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또한 주인공 셰메와 하비의 대결, 셰메 주변의 긍정적 인물과 취미 주변의 부정적 인물 사이의 대립이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몰입감을 더한다.

소년 못지않은 소녀들의 활약도 서사를 풍요롭게 한다.

또한 회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쇠메와 국화, 예동과 유화의 로맨스도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북한 주민들을 TV 앞에 불러모은 소년 장수의 인기는 성장하는 캐릭터들의 매력과 서사의 풍요 때문이다.

만화에서 게임까지 응용되는 팔방 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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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만화영화 ‘소년장수’를 바탕으로 개발된 휴대게임 ‘무술경기'(사진:핀탈레스트)

소년장수의 인기와 성공은 디지털게임 개발로 이어졌다.

2017년에 출시된 《무술경기》는 PC와 스마트폰의 앱 게임으로 개발된 ‘유희오락 프로그램’이다.

만화의 배경과 이야기, 캐릭터를 응용해 만든 3D 액션 게임으로 나도 고구려의 무사다라는 글과 함께 소년 장수에 등장한 캐릭터를 소개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게임의 디자인은 만화처럼 무구와 장비, 복식과 주거 형태 등을 고구려식으로 재현했다.

게임은 이용자가 만화에 등장한 인물 중 한 명을 골라 싸우면서 수준을 높이는 롤플레잉 스타일.

그리고 뒤이어 나온 <아스카의 탈출>은 적의 공격 정보를 담은 바우의 편지를 쉐메에게 전달하기 위해 아스카가 호랑이 코를 피해 비밀 동굴을 빠져나가는 터치폰 게임이다.

<아스카 탈출> 역시 북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 캐릭터 상품 상품이 나오면 날개 돋친 듯 팔리지 않을까 싶다.

소년장수 스타일은 할리우드에서도 통할까.고대 신화와 현대의 액션 영웅, 판타지의 주인공은 시련을 딛고 영웅으로 성장한다.

해리포터도 그렇고 슈퍼맨 같은 할리우드 슈퍼히어로도 그렇다.

디테일은 다르지만 모든 영웅에게는 소명이 있고 싸워야 할 것이 있다.

소년장수의 서사구조도 이런 보편성을 따르고 있다.

한편 아시아에는 소년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어린 아기 주인공이 있다.

바로 아기 장수들이다.

베트남 아기장군 지앙은 나라를 침략한 적을 물리쳤고, 일본의 아기장군 모모타로는 유령을 퇴치했다.

이들은 미천한 출신이지만 특출한 재능을 발휘해 영웅이 되었다.

어린 주인공이 자라서 영웅이 되는 이야기는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주제인 것이다.

소년 장수는 아기 장수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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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장수전설을 모티브로 한 연극 ‘아기장수클럽’ 포스터 (왼쪽)와 웹툰 ‘오른발’ 표지 (오른쪽) (사진 : 국립극장, 네이버 시리즈)

그러나 한반도의 <아기 장수(또는 아기 장수) 전설>에서 주인공은 영웅의 자질을 갖고 태어났지만 영웅으로 성장하지는 못한다.

가난한 집에 날개를 타고 태어난 아기는 방안을 날아다녔고 힘도 무척 셌다.

그러나 장수 재주를 가진 아기가 미천한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면 장차 역적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부모와 관군이 아기를 죽인다.

아기 장수는 한국에서만 400여 지역에서 전래되는 광포전설(같은 줄거리를 갖고도 각 편이 전국적 분포를 보이는 전설)이다.

갓난아기 장수가 죽으면 용마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용소는 각 지역에 증거로 존재한다.

부모와 국가로부터 배척받던 아기 장수의 실패는 사회적 혼란기에 개혁을 꿈꾸던 민중의 좌절을 뜻한다.

그렇다고 언제나 비극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경기도 양주에는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아기 상인의 성공담이 전해지고 있다.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장수 재능을 발휘한 아기장수의 성공담은 ‘소년장수’와 거의 비슷한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 아기상인은 전설로만 남아 연극, 웹툰, 드라마, 소설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드라마 역적, 웹툰 우둔, 연극 아기 기수 클럽 등이 그것이다.

영웅이 반드시 영웅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법이 있는가. 문화예술 콘텐츠로 다양하게 변주되는 것이야말로 갓난아기 장수의 성공적 재래가 아닌가 싶다.

인기 만화와 함께한 추억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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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 <태권도동자멀티>, <아기공룡 둘리>, <모탈도사> 스틸컷(왼쪽부터 순서대로) (사진: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 다음 영화)

1970년대 한국에서 인기 있었던 콘텐츠 중 하나는 태권도 동자 멀티였다.

악의 무리와 맞서는 태권 소년소녀 멀티와 아라치의 이야기는 라디오 드라마, 만화영화, TV 시리즈로 이어져 1970년대를 풍미했다.

마르티와 알라치가 푸른 해골단과 싸우는 이야기는 당시 아이들을 라디오나 TV 앞으로 몰려가게 했다.

1980년대 둘리와 모탈도사처럼 시대를 빛낸 캐릭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제작된 수많은 콘텐츠가 홍수처럼 밀려오고 있고 미디어 환경도 만전을 기하고 있어 서사의 조건이나 캐릭터의 유형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을 함께한 추억으로 여전히 살아 있다.

북한 주민이 쉐메를 사랑하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사용할 수 있는 이유 또한 이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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